IFR, 작년 세계 산업용 로봇 54만2천대 설치… 한국 3% 감소, 중국 업체 자국 점유율 57%로 첫 역전

국제로봇연맹(IFR)은 2025년 9월 25일 2024년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가 54만2000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상 두 번째 규모지만 전년보다 2% 줄었다. 한국은 3만600대로 3% 감소해 세계 4위에 머물렀고 일본(4만4500대)과 독일(2만6982대)도 줄었다.
반면 중국은 29만5000대를 설치했고 중국 제조사의 자국 시장 점유율이 처음으로 외국 업체를 넘어선 57%를 기록했다.
국제로봇연맹(IFR)이 2025년 9월 2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발표한 'World Robotics 2025'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공장에 새로 설치된 산업용 로봇은 54만2000대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였던 2023년보다 2% 줄었지만 사상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연간 설치 대수가 50만대를 넘은 것은 4년 연속이며, 가동 중인 산업용 로봇 누적 대수는 9% 늘어난 466만4000대를 기록했다.
한국 시장은 뒷걸음질했다. IFR은 한국의 2024년 설치 대수가 3만600대로 전년보다 3% 감소했으며 연간 설치 기준 세계 4위라고 밝혔다. 일본은 4만4500대로 4% 줄었고 미국은 3만4200대로 9% 감소했다. 유럽 최대 시장인 독일도 2만6982대로 5% 줄었다. 반면 중국은 29만5000대를 설치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고 전 세계 설치량의 54%를 차지했다.
IFR 발표 내용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신규 설치의 74%를 차지했고 유럽이 16%, 미주가 9%였다. 유럽 전체 설치 대수는 8% 감소한 8만5000대였고 이 가운데 80%인 6만7800대가 유럽연합(EU)에서 설치됐다. 이탈리아는 16% 줄어든 8783대, 프랑스는 24% 줄어든 4900대에 그쳤고 스페인은 자동차 수요에 힘입어 5100대로 유럽 3위에 올랐다. 인도는 7% 늘어난 9100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세계 6위가 됐다.
IFR 회장 보고서에 따르면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산업이 2% 늘며 최대 수요처 자리를 되찾았고 자동차 산업은 7% 감소, 일반 산업은 3% 증가했다. 보고서는 2014년 설치 대수를 22만1000대로 제시해 10년 만에 연간 수요가 두 배 이상으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토 다카유키 IFR 회장은 보도자료에서 2024년이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로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해였다고 밝혔다.
중국 업체의 자국 점유율 역전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공급사 구도다. IFR은 중국 제조사가 처음으로 자국 시장에서 외국 업체보다 많은 로봇을 판매해 점유율 5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MEKAWIRE 계산(100%에서 57%를 뺀 값)으로 보면 화낙, 야스카와전기, 가와사키중공업, 쿠카, ABB 로보틱스 등 외국 공급사 전체의 중국 내 비중은 43%로 내려왔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한국, 일본, 독일 세 나라의 2024년 설치 대수 합계는 10만2082대로 세계의 18.8%에 그쳐 중국 물량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한국은 이미 세계에서 자동화 수준이 가장 높은 나라다. IFR이 2024년 11월 20일 발표한 2023년 로봇 밀도는 제조업 종사자 1만명당 1012대로 세계 1위였고 중국 470대, 독일 429대, 일본 419대를 크게 앞섰다. 포화에 가까운 시장에서는 신규 라인 증설보다 교체 수요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고, 전기전자와 자동차 투자가 주춤한 2024년에 설치 대수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로봇 기업에 미치는 함의도 작지 않다. 두산로보틱스, 레인보우로보틱스 같은 협동로봇 업체는 밀도는 세계 최고지만 설치 대수가 줄어든 내수 시장에서 성장을 찾아야 하고, 해외에서는 자국 점유율을 높여 가는 중국 업체와 가격 경쟁을 벌여야 한다. 정부가 첨단로봇을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혀 온 상황에서 내수 설치 감소는 수요 창출 정책의 필요성을 보여 주는 지표로 읽힌다.
전망과 변수
IFR은 2025년 세계 설치 대수가 6% 늘어 57만5000대에 이르고 2028년에는 연 70만대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은 2025년 한 자릿수 초반 성장 뒤 한 자릿수 중반으로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보도자료에는 한국과 독일의 국가별 2025년 전망치가 담기지 않았고, 지정학적 긴장과 동유럽 및 중동의 분쟁, 무역 차질을 하방 요인으로 꼽았다.
MEKAWIRE 분석
2024년 통계는 한국, 일본, 독일 로봇 업체에 내수 시장이 더 이상 성장 동력이 아니며, 이제 이들이 주도하지 못하는 중국 중심 시장에서 점유율 싸움을 벌여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 줬다.
근거는 IFR 수치 자체에 있다. 중국이 7% 성장하는 동안 한국, 일본, 독일,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는 모두 감소했고 중국 업체의 자국 점유율은 57%로 올라섰다. 가장 강력한 반론은 경기 순환론이다. 2024년 자동차 설치가 7% 줄어든 것은 일시적일 수 있고, IFR은 2025년 6% 반등과 2028년 70만대 돌파를 예상한다. MEKAWIRE 계산으로 70만대는 2024년 대비 최소 29.2% 증가((700,000 / 542,000) 빼기 1)에 해당해 주요 시장 전반을 끌어올릴 수 있는 규모다.
강세 시나리오에서는 한국과 일본, 유럽 업체가 정밀도와 신뢰성, 시스템 통합 역량이 중요한 고부가 영역을 지키고, 인력난이 심한 한국과 일본, 독일에서 2025년 이후 내수 수요가 살아난다. 세계 최고 로봇 밀도는 국내 시스템 통합 업체와 협동로봇 업체의 해외 진출 레퍼런스가 된다.
약세 시나리오에서는 중국 업체가 29만5000대 규모 내수 시장에서 확보한 원가 경쟁력을 앞세워 해외 자동차와 전자 라인까지 파고들고, 국내 업체의 마진이 압박받는다. 유럽 수요는 8% 감소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자동차 투자 부진이 이어진다.
주목할 신호:
- 2025년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ISR 및 로보월드 2025. IFR 회장 보고서가 언급한 행사로 국내 수주 분위기와 신제품을 가늠할 수 있다.
- 2025년 12월: 도쿄 iREX. 일본 업체가 중국 저가 공세에 어떤 제품으로 대응하는지 확인할 무대다.
- IFR의 다음 World Robotics 보고서(최근 두 차례는 2024년 9월 24일, 2025년 9월 25일 발표). 2025년 57만5000대 전망 달성 여부와 중국 업체 점유율 추이를 보여 준다.
- 중국
- 295,000
- 7
- 54.4
- 276,288
- 470
- 일본
- 44,500
- -4
- 8.2
- 46,106
- 419
- 미국
- 34,200
- -9
- 6.3
- 37,587
- 295
- 한국
- 30,600
- -3
- 5.6
- 31,444
- 1012
- 독일
- 26,982
- -5
- 5
- 28,355
- 429
- 이탈리아
- 8,783
- -16
- 1.6
- 10,412
- 자료 없음
- 프랑스
- 4,900
- -24
- 0.9
- 6,386
- 자료 없음
- 전 세계
- 542,000
- -2
- 100
- 541,302
- 162
출처: IFR World Robotics 2025 보도자료 및 회장 보고서(2025년 9월 25일), IFR World Robotics 2024 보도자료(2024년 9월 24일), IFR 로봇 밀도 보도자료(2024년 11월 20일). 세계 설치 비중은 MEKAWIRE 계산값으로 공식은 시장별 2024년 설치 대수 / 542,000 x 100(소수점 첫째 자리 반올림)이다. IFR은 전년 수치를 수정할 수 있어 증감률은 IFR 발표치를 그대로 적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밀도는 해당 자료에 없어 null로 표기했다. 모든 수치는 공개치이며 추정치는 없다.
2026년 10월 1일 기준
- IFR World Robotics 2025, 2025년 9월 25일 프랑크푸르트
- 54만2000대, 전년 대비 2% 감소, 역대 2위
- 466만4000대, 9% 증가
- 3만600대, 3% 감소, 세계 4위
- 4만4500대, 4% 감소, 누적 45만500대
- 2만6982대, 5% 감소, 유럽 1위
- 29만5000대(세계 54%), 자국 업체 점유율 57%
- 2025년 57만5000대(6% 증가), 2028년 70만대 돌파
왜 중요한가
World Robotics는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를 집계하는 사실상 유일한 세계 통계다. 2025년판은 중국 업체가 자국 시장에서 외국 업체를 처음으로 앞질렀다고 기록한 첫 보고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3% 감소), 일본(4% 감소), 독일(5% 감소)의 내수가 모두 줄어든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한 중국(7% 증가) 시장의 과반을 현지 업체가 가져간 셈이다.
국내 정책 측면에서도 시사점이 있다. 한국은 로봇 밀도 1012대로 세계 1위지만 설치 대수는 줄었다. 밀도 지표만으로는 산업 경쟁력을 설명하기 어렵고, 국내 로봇 제조사가 실제로 얼마나 공급하는지가 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경쟁사 비교
IFR 보도자료에는 공급사별 점유율이 없어 개별 기업 점유율은 확인할 수 없다. 다만 시장 규모 차이는 분명하다. MEKAWIRE 계산으로 중국 설치 대수는 일본의 6.6배(295,000 / 44,500), 한국의 9.6배(295,000 / 30,600), 유럽 전체의 3.5배(295,000 / 85,000)다.
두산로보틱스, 레인보우로보틱스, 뉴로메카 등 국내 업체는 화낙과 야스카와 같은 일본 대형 업체, 쿠카와 ABB 같은 유럽 업체, 그리고 자국 점유율 57%를 확보한 중국 업체 사이에서 경쟁해야 한다. 중국 업체가 내수 규모를 발판으로 해외로 나설 경우 동남아와 유럽 시장에서 한국 업체와 직접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밸류에이션 맥락
보고서에는 재무 정보가 없다. 다만 2024년 내수 설치 대수 감소는 상장 로봇 기업에 대한 성장 기대를 국내 물량이 뒷받침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2025년 실적 전망은 IFR이 제시한 세계 6% 회복에 기대고 있으며 그 회복의 상당 부분은 아시아에서 나온다.
IFR의 2028년 70만대 전망은 MEKAWIRE 계산으로 2024년 대비 최소 29.2% 증가를 뜻한다. 이 증가분 가운데 중국 외 업체가 얼마를 가져갈지가 국내 로봇주 밸류에이션의 핵심 변수다.
공급망 파급
로봇 설치는 감속기, 서보모터, 제어기, 센서 수요로 이어진다. 국내 부품 업체에는 중국 로봇 제조사가 부품까지 현지화하는지가 관건이지만 IFR 자료는 이 부분을 다루지 않는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가 2% 늘어 최대 수요처를 되찾았고 자동차는 7% 줄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자동차 설비투자 비중이 큰 한국에서는 이들 업종의 투자 일정이 국내 설치 대수를 좌우할 전망이다.
지켜볼 신호
2025년 11월 서울 ISR 및 로보월드 2025와 12월 도쿄 iREX는 IFR 회장 보고서가 직접 언급한 행사로, 한일 업체의 수주 흐름과 신제품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IFR의 다음 로봇 밀도 발표(직전 발표는 2024년 11월 20일)에서 한국이 설치 감소에도 밀도 1위를 지키는지, 그리고 다음 World Robotics 보고서에서 2025년 57만5000대 전망과 중국 업체 점유율 57%가 어떻게 바뀌는지가 핵심 지표다.
애널리스트 시각
논지: 2024년 통계는 경기 둔화에 따른 내수 감소와 함께 세계 최대 시장에서 한국, 일본, 유럽 업체의 구조적 점유율 하락을 보여 준다. 확신도: 중간.
확신도가 높지 않은 이유는 중국 업체의 역전이 첫 사례로 한 해 수치만으로 추세를 단정하기 어렵고, 자동차 부진은 경기 순환적일 수 있으며, IFR이 2025년 성장 재개를 예상하기 때문이다. 확신도가 낮지 않은 이유는 보도자료에 나온 중국 외 주요 시장이 모두 감소했고 유럽 전체도 8% 줄었기 때문이다.
따져봐야 할 질문
중국 업체의 자국 점유율 57%가 한국과 일본, 유럽으로의 수출 확대로 이어질 것인가.
로봇 밀도 세계 1위인 한국에서 교체 수요 외에 휴머노이드와 협동로봇 등 새로운 수요가 설치 대수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