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베어로보틱스 지분 51% 확보해 경영권 인수…클로이 상업용 로봇 사업 넘긴다
LG전자가 1월 22일 이사회에서 미국 서빙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 지분 30%를 추가로 사들이는 콜옵션 행사를 의결해 지분율을 51%로 끌어올리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주주에 오른 지 4주 만으로, LG전자는 추가 지분 인수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LG전자가 실리콘밸리 자율주행 서빙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LG전자는 1월 22일 이사회에서 베어로보틱스 지분 30%를 추가로 취득하는 콜옵션 행사를 의결했고, 이에 따라 보유 지분이 51%로 늘어 베어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24일 밝혔다.
LG전자는 2024년 3월 6000만달러를 투자해 베어로보틱스 지분 21%를 취득하면서 최대 30%를 추가로 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을 함께 확보했다. 이번에 행사한 30% 지분의 인수 가격과 베어로보틱스의 기업가치는 발표되지 않았다. 첫 투자 당시 가격을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회사 전체 가치는 약 2억8570만달러 수준이지만, 콜옵션 행사가격은 별도 조건으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아 참고치에 그친다.
이번 거래로 LG전자의 로봇 사업 구조가 바뀐다. LG전자는 '클로이 로봇'을 중심으로 한 상업용 로봇 사업을 베어로보틱스로 통합하고, 하정우 대표를 비롯한 베어로보틱스 경영진은 그대로 유임한다고 밝혔다. 가정용과 산업용 로봇은 LG전자가 직접 추진하며, 상업용과 산업용, 가정용 로봇을 아우르는 통합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베어로보틱스는 2017년 설립된 기업으로 식당 등 실내 공간에서 음식과 물품을 나르는 AI 자율주행 로봇을 미국, 한국, 일본에서 판매하고 있다. LG전자는 베어로보틱스의 강점으로 로봇 소프트웨어 플랫폼 구축, 여러 대의 로봇을 동시에 움직이는 군집제어 기술, 클라우드 기반 관제 솔루션을 꼽았다. 하 대표는 구글에서 선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이자 테크니컬 리드로 일했다. 베어로보틱스는 2022년 3월 시리즈B에서 8100만달러를 유치한 바 있다.
LG전자는 2017년 인천국제공항에 안내로봇을 배치하며 로봇 사업을 본격화했고 이후 배송과 방역 로봇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로봇은 경북 구미 'LG 퓨처파크'에서 생산한다. LG전자는 2024년 첫 투자 당시 스마트폰 시대에 안드로이드가 했던 역할처럼 로봇 시장에도 표준화된 개방형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글로벌 서비스로봇 시장이 2021년 362억달러에서 2026년 1033억달러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국내 전자업계 두 강자가 같은 방식으로 로봇 기업을 손에 넣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2024년 12월 31일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율을 14.7%에서 35%로 높이고 최대주주에 올라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2023년 첫 투자 때 868억원을 들여 14.7%를 확보했다. 소수 지분 투자와 경영권 콜옵션을 묶는 2단계 구조로 1년 이상 대상 기업을 검증한 뒤 인수를 결정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 LG전자
- 베어로보틱스
- 2017
- 21
- 60,000,000
- USD
- 51
- 2025-01-24
- 삼성전자
- 레인보우로보틱스
- 2011
- 14.7
- 86,800,000,000
- KRW
- 35
- 2024-12-31
첫 지분과 투자 금액은 LG전자(2024년 3월)와 삼성전자(2023년) 발표 기준. 두 회사 모두 콜옵션 행사 가격은 발표문에 밝히지 않았다. 첫 투자 가격 기준 100% 환산가치 = 첫 투자 금액 / 첫 취득 지분: 베어로보틱스 약 2억8570만달러, 레인보우로보틱스 약 5905억원(주당 가격 참고치).
2025년 1월 24일 기준
해외 경쟁 구도도 만만치 않다. 서빙로봇 분야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더 많은 자금을 끌어모았다. 키논로보틱스는 2021년 9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 주도로 2억달러 규모 시리즈D를 마쳤고, 푸두로보틱스는 2023년 5월까지 여러 차례 시리즈C 후속 투자를 받았다. 미국에서는 보도 배송로봇 기업 서브로보틱스가 2025년 1월 7일 8000만달러 규모 등록 직접공모를 발표했고, 스타십테크놀로지스는 2024년 2월 9000만달러를 조달했다.
- 베어로보틱스
- US
- 2017
- LG전자 전략투자(21%)
- 2024-03-11
- 60,000,000
- 베어로보틱스
- US
- 2017
- 시리즈B
- 2022-03-15
- 81,000,000
- 키논로보틱스
- CN
- 2010
- 시리즈D
- 2021-09-15
- 200,000,000
- 푸두로보틱스
- CN
- 2016
- 시리즈C4
- 2023-05-08
- 자료 없음
- 서브로보틱스
- US
- 자료 없음
- 등록 직접공모
- 2025-01-07
- 80,000,000
- 스타십테크놀로지스
- US
- 2014
- 라운드명 미공개
- 2024-02-06
- 90,000,000
- 브레인코프
- US
- 2009
- 시리즈D
- 2020-04-27
- 36,000,000
각 기업 공시 금액 기준. 푸두로보틱스는 시리즈C4 금액을 밝히지 않았다. LG전자의 베어로보틱스 콜옵션 행사 금액은 비공개. 추정치 없음.
2025년 1월 24일 기준
LG전자는 이번 인수와 함께 로봇 사업 전반의 청사진도 내놨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CES 2025에서 로봇은 확실한 미래라고 말했다. 가정용으로는 음성과 소리, 이미지를 인식하고 스스로 이동하는 이동형 AI 홈 허브(프로젝트명 Q9)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음성 기술을 적용하고 외부 개발자를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도 공개했다. 산업용으로는 생산기술원이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를 활용해 자재 공급과 조립, 검사를 수행하는 자율주행 수직다관절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또 로보스타(산업용 로봇), 로보티즈(액추에이터)와 협력해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을 2030년까지 조 단위 매출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술적으로 이번 거래의 핵심은 하드웨어보다 관제 소프트웨어다. 정해진 경로를 오가는 바퀴형 서빙로봇은 만들기 어렵지 않지만, 붐비는 매장에서 수십 대의 로봇에 경로와 작업을 배분하고 한 사람이 원격으로 여러 매장을 관리하게 하는 일은 훨씬 까다롭다. LG전자는 B2B 영업망을 활용해 호텔 TV와 디지털 사이니지, IT 기기와 로봇을 묶은 턴키 솔루션으로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과제도 남아 있다. LG전자는 베어로보틱스의 매출과 운영 대수, 콜옵션 행사 금액을 공개하지 않아 경영권 확보에 든 비용을 판단하기 어렵다. 대기업 사업부를 설립 8년차 스타트업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클로이와 베어로보틱스 제품이 겹칠 수 있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와의 경쟁도 부담이다.
앞으로 주목할 지점은 베어로보틱스가 처음 연결 실적에 반영되는 LG전자의 2025년 1분기 실적, 연내 출시를 약속한 Q9의 출시 여부, 그리고 통합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상업용과 산업용 로봇에 실제로 탑재되는 시점이다.
MEKAWIRE 분석
LG전자는 로봇 하드웨어가 아니라 군집제어 소프트웨어 팀과 미국 판매 거점을 샀으며, 서비스로봇 시장의 승부처가 소프트웨어 계층이라는 데 베팅했다.
근거는 LG전자가 무엇을 넘기고 무엇을 남겼는지에 있다. 자체 클로이 상업용 로봇 사업을 훨씬 작은 피인수 기업에 넘기고 창업자 경영진을 유임시킨 것은 베어로보틱스의 플랫폼과 미국 사업 기반을 자체 사업보다 높게 평가했다는 뜻이다. 2024년 안드로이드 비유와 상업용, 산업용, 가정용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 구상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가장 강한 반론은 서빙로봇이 수익성이 낮고 하드웨어 가격이 승패를 가르는 틈새시장이라는 점이다. 대규모 투자를 받은 중국 업체들이 이미 가격을 주도하고 있어 소프트웨어 차별화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고, LG전자는 베어로보틱스 운영 규모를 보여주는 수치를 내놓지 않았다.
강세 시나리오: 베어로보틱스의 관제 소프트웨어가 LG전자 서비스로봇과 공장 로봇 전체의 운영 계층이 되고, 호텔 TV와 사이니지를 전 세계에 파는 LG전자 B2B 채널이 로봇 패키지를 독립 스타트업보다 빠르게 확산시킨다. 2030년 스마트팩토리 목표는 이 소프트웨어에 더 큰 두 번째 시장을 열어준다.
약세 시나리오: 통합이 지연되고 클로이와 베어로보틱스 제품이 겹치며,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으로 적자가 이어진다. 이 경우 LG전자는 로봇 투자 자금이 휴머노이드와 산업 자동화로 쏠리는 시기에 비공개 금액을 들여 틈새 사업을 산 셈이 된다.
주시할 신호:
- 베어로보틱스가 처음 연결 반영되는 LG전자 2025년 1분기 실적(3월 31일 마감 분기)
- 2025년 중 출시 예정인 이동형 AI 홈 허브 Q9
- 2030년 조 단위 매출을 목표로 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 진척
- 2025년 1월 22일
- 2025년 1월 24일
- 30% (콜옵션 행사)
- 51%, 자회사 편입
- 2024년 3월 6000만달러, 지분 21%
- 비공개
- 2017년, 미국 실리콘밸리
- 클로이 상업용 로봇 사업을 베어로보틱스로 통합
- 하정우 대표 유임
- 2030년 조 단위 매출
왜 중요한가
LG전자가 로봇 기업 경영권을 직접 사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자체 상업용 로봇 사업부를 피인수 스타트업 아래로 옮겼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2017년부터 클로이 로봇을 만들어온 대기업이 사내 역량만으로는 확장 가능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만들지 못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국내 대기업 로봇 투자 방식이 굳어지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2024년 12월 31일)와 LG전자의 베어로보틱스(2025년 1월 24일) 모두 소수 지분 단계에서 확보한 콜옵션을 행사했다. 1년 이상 기술과 조직을 검증한 뒤 인수 여부를 정할 수 있어 위험을 줄이는 구조이며, 다른 그룹들도 이를 따를 가능성이 크다.
경쟁사 비교
서빙로봇 시장에서 베어로보틱스는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하고 가격 경쟁을 주도하는 중국 키논과 푸두, 실외 보도 배송에 집중하는 미국 서브로보틱스와 스타십테크놀로지스와 맞선다. 베어로보틱스의 차별점은 실내 군집 관제 소프트웨어와 미국 사업 기반이며, 이제 LG전자의 글로벌 B2B 영업망이 뒤를 받친다.
국내 비교 대상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서비스로봇이 아닌 휴머노이드와 협동로봇 기업을 택했다. 삼성전자가 범용 휴머노이드와 조작 기술에 베팅했다면, LG전자는 공통 소프트웨어로 움직이는 특화 로봇 군단에 먼저 무게를 실었다. 두산로보틱스,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상장 로봇 기업과의 협력 또는 경쟁 구도도 이 차이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밸류에이션 맥락
LG전자는 2024년 3월 6000만달러로 지분 21%를 샀다. 같은 가격으로 회사 전체를 환산하면 약 2억8570만달러(6000만달러 나누기 0.21)다. 추가 30%의 인수 가격은 발표문에 없어 경영권 확보 비용은 공개 수치로 계산할 수 없다. 콜옵션 행사가격은 첫 계약 때 산식으로 정하는 경우가 많아 첫 투자 주당 가격과 다를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23년 868억원에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4.7%를 확보했고, 이를 전체로 환산하면 약 5905억원이다. 두 거래 모두 그룹 재무 규모에 비해 금액이 작아 실적을 흔들 베팅이라기보다는 역량 확보용 거래로 봐야 한다.
공급망 파급
LG전자는 구미 LG 퓨처파크에서 로봇을 생산하며 산업용 로봇은 로보스타, 액추에이터는 로보티즈와 협력한다고 밝혔다. 베어로보틱스 편입으로 이 하드웨어 공급망 위에 소프트웨어와 관제 계층이 더해지고, 베어로보틱스 로봇 생산을 그룹 설비로 옮길 여지도 생겼다.
관건은 저가 서빙로봇 부품 조달이다. 모터, 라이다, 섀시 부품은 중국 공급망 의존도가 높다. LG전자가 계열사와 국내 부품사를 통해 부품을 내재화할 수 있느냐가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격차를 좁히는 열쇠다.
지켜볼 신호
첫째, 베어로보틱스가 처음 연결 반영되는 LG전자 2025년 1분기 재무제표다. 인수 대가와 영업권이 드러날 수 있다. 둘째, 연내 출시를 약속한 이동형 AI 홈 허브 Q9으로, 통합 플랫폼이 소비자 제품까지 닿는지 가늠할 수 있다.
셋째, LG전자 B2B 채널을 통한 호텔이나 외식 프랜차이즈 대규모 공급 계약 발표 여부다. 넷째, 로보스타, 로보티즈와 추진하는 2030년 조 단위 스마트팩토리 사업의 중간 성과다.
애널리스트 시각
판단: LG전자는 위험을 낮춘 2단계 구조로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미국 거점을 비교적 적은 비용에 확보했다. 전략적 논리는 타당하지만 서빙로봇 시장 자체가 작고 경쟁이 치열해, 거래의 가치는 베어로보틱스 소프트웨어가 LG전자 산업용과 가정용 로봇으로 확산되느냐에 달렸다.
확신도: 중간. 거래 구조와 전략 의도는 분명히 공개됐다. 다만 베어로보틱스 매출과 운영 대수, 콜옵션 행사 금액이 공개되지 않았고 서빙로봇 사업의 수익성이 대규모로 입증되지 않아 확신도를 낮췄다.
따져봐야 할 질문
LG전자는 추가 30% 지분에 얼마를 지불했고, 영업권은 어떻게 처리하는가. 베어로보틱스가 운영 중인 로봇은 몇 대이며 미국, 한국, 일본 매출 비중은 어떻게 되는가.
클로이 브랜드는 유지되는가, 베어로보틱스 브랜드로 대체되는가. LG전자가 말한 통합 소프트웨어 플랫폼 가운데 어느 부분이 베어로보틱스 코드에서 나오며, 첫 산업용 로봇 탑재는 언제인가.